KYC 정보 유출, 코인 보유자를 노린다: 비트코인 프라이버시 지키는 법
세무 기록, 거래소 기록, 은행 데이터베이스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 범죄자들은 이제 이 데이터로 코인 보유자의 집을 찾아낸다. 이 리포트는 대표적인 KYC 정보 유출 사고를 짚고, 유출이 어떻게 공격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한 뒤, 유출된 데이터가 아무 데도 닿지 않게 하는 법을 소개한다.

2025년 6월 30일, 프랑스 수사당국이 파리 인근에서 근무하던 32세 세무 공무원을 구금했다. 검찰은 그가 정부 세무 소프트웨어로 사람들의 집 주소를 조회한 뒤 그 정보를 범죄자들에게 넘겼다고 본다. 조회된 프로필 중에는 거액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정보가 어디에 쓰일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1년 뒤 프랑스는 이른바 '렌치 공격(wrench attack)'의 세계 최대 다발 지역이 됐다. 렌치 공격은 코인 보유자에게 코인을 넘기도록 강요하는 납치, 주거 침입, 폭행을 말한다. 이 사건의 교훈은 한 나라에 그치지 않는다. 이름과 비트코인을 연결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되면, 위험은 더 이상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세무 기록이 표적 명단이 되기까지
프랑스 언론이 갈리아 C.(Ghalia C.)로 지목한 이 세무 공무원은 폭력 공모와 범죄 결사 혐의를 받고 있다고 Gizmodo가 보도했다. 파리 항소법원은 2026년 1월 그의 석방 요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더 큰 흐름의 한 가닥일 뿐이다. 폭력은 이미 업계의 가장 유명한 인물들에게까지 닿아 있었다. 2025년 1월에는 Ledger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발랑(David Balland)이 프랑스 중부의 자택에서 납치됐다. 경찰은 다음 날 그를 구출했다고 DL News가 보도했다.
2026년 1월에는 프랑스 암호화폐 세금 플랫폼 Waltio가 협박 시도를 공개했다. 공격자들이 약 50,000개 계정과 연결된 데이터를 빼낸 뒤였다. 탈취된 파일에는 이메일 주소, 수익, 손실, 연말 자산 잔액이 담긴 2024년 세금 보고서가 포함됐다고 DL News가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용자들에게 물리적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어 2026년 8월, 프랑스 국세청은 해커들이 훔친 직원 계정 정보로 납세자 약 678,000명의 기록에 접근했다고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 주소, 기준 소득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약 27,000명은 연 소득을 €100,000 이상으로 신고한 사람들이었다고 Unchained가 보도했다.
뒤이은 수치는 냉혹하다.
- 프랑스 국가조직범죄검찰청이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2026년 첫 3개월 반 동안 프랑스에서 코인 보유자를 노린 납치가 41건 발생했다.
- 2026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기록된 암호화폐 관련 폭력 공격 46건 중 30건이 프랑스에서 일어났다고 Decrypt가 Chainalysis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 이 공격들로 6개월 동안 3,000만 달러 이상이 빼앗겼다.
Chainalysis는 세무 기록 유출이 범죄자들이 노릴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넓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또 피해자들이 유출 데이터, 소셜 미디어, 내부자 제보를 통해 특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공격자들은 블록체인을 뚫을 필요가 없었다. 잔액 옆에 적힌 이름 하나면 충분했다.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인 보유자를 노출시킨 유출 사고들
프랑스가 가장 극명한 사례일 뿐, 같은 이야기는 은행, 거래소, 지갑 제조사, 서비스 업체에서 되풀이된다. 아래 표는 가장 잘 기록된 사례들을 정리한 것이다.
| 연도 | 기업 | 유출된 정보 | 유출 경위 |
|---|---|---|---|
| 2020 | Ledger | 집 주소 272,000건과 이메일 약 100만 건 | 마케팅·전자상거래 데이터베이스가 노출된 뒤 온라인에 공개됨 |
| 2022 | Revolut | 이름과 주소를 포함한 고객 50,150명의 정보 | 직원 한 명이 사회공학 수법에 속음 |
| 2023 | Kroll (FTX, BlockFi, Genesis 채권 청구) | 이름, 주소, 이메일, 청구 잔액 | 직원 전화번호가 심 스와핑으로 탈취됨 |
| 2024–2025 | Coinbase | 신분증 이미지를 포함한 69,461명의 정보 | 해외 고객지원 직원들이 뇌물을 받음 |
| 2026 | Waltio | 계정 약 50,000개의 세금 보고서 | 해킹 그룹의 협박성 공격 |
| 2026 | 프랑스 국세청 | 납세자 약 678,000명의 기록 | 직원 계정 정보가 도난당함 |
Ledger: 집 앞 협박의 시작이 된 유출
2020년 Ledger의 마케팅 데이터베이스가 침해되면서 하드웨어 지갑 구매자들의 연락처가 노출됐다. 전체 파일이 해킹 포럼에 올라왔을 때 그 안에는 집 주소 272,000건이 들어 있었다고 Cointelegraph가 정리했다. 고객들은 곧 피싱 이메일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는 비트코인으로 돈을 내라는 협박 편지까지 받았다. 코인을 지키려고 산 기기가 구매자를 '코인 보유 유력자' 명단에 올려놓은 셈이다.
Revolut: 속아 넘어간 직원 한 명, 고객 5만 명
2022년 9월, 한 공격자가 직원을 조종해 Revolut 시스템에 접근했다. 고객 50,150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곧이어 은행을 사칭한 피싱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Which?가 보도했다. 빼앗긴 자금은 없었다. 그래도 암호화폐 친화적인 은행 고객들의 이름과 우편 주소가 범죄자 손에 넘어갔다.
Coinbase: 내부자가 데이터를 팔 때
2025년 5월, Coinbase는 범죄자들이 해외 고객지원 직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고객 기록을 복사하게 했다고 밝혔다. 탈취된 데이터는 69,461명에 달했고 정부 발급 신분증 이미지도 포함됐다고 The Register가 보도했다. 공격자들은 이어 2,000만 달러를 요구했다. Coinbase는 지불을 거부했고, 이 사고로 인한 비용을 최대 4억 달러로 추산했다. 유출 데이터는 직원을 사칭한 표적 사기에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Kroll: 파산 채권 청구가 단서가 되다
2023년 8월, Kroll 직원 한 명을 노린 심 스와핑 공격으로 파산한 대출업체 FTX, BlockFi, Genesis에 자금 반환을 청구한 사람들의 정보가 노출됐다. 일부 청구인의 경우 이름, 주소, 계정 잔액까지 드러났다고 Help Net Security가 보도했다. 이미 돈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남은 청구 금액마저 공개된 것이다.
KYC 정보 유출이 비밀번호 유출보다 위험한 이유
대부분의 데이터 유출은 나쁘다. 하지만 고객확인(KYC, Know Your Customer) 정보는 차원이 다르다. 이유는 세 가지다.
만료되지 않는다. 유출된 비밀번호는 1분이면 바꿀 수 있다. 여권 번호, 얼굴 스캔, 집 주소는 바꿀 수 없다. KYC 기록은 한번 유출되면 수년 동안 범죄자에게 쓸모가 있다.
신원과 돈을 연결한다. 거래소 기록은 당신이 누구인지만 말해주지 않는다. 무엇을 보유했는지, 어디로 출금했는지, 언제 했는지까지 알려준다. 강도가 표적을 고르는 데 필요한 조합이 바로 이것이다.
블록체인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유출된 기록에 지갑 주소 하나만 있어도 누구나 그 지갑의 이후 기록을 따라갈 수 있다. 모든 결제, 모든 전송, 그 지갑에서 자금을 받은 모든 새 주소가 당신의 프로필이 된다. 한 번의 유출로 수년치 활동이 드러날 수 있다.
유럽의 금융범죄 규정에 따라 규제 대상 기업은 일반적으로 계정 해지 후 최소 5년간 고객 기록을 보관한다. 계정을 닫는다고 데이터베이스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스프레드시트에서 현관문까지: 유출이 공격이 되는 과정
수사관들은 반복되는 연결 고리를 설명한다. 먼저 유출이나 내부자를 통해 이름, 주소, 계정 정보 목록이 만들어진다. 다음으로 구매자들이 잔액이나 소득을 기준으로 암호화폐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큰 사람을 걸러낸다. 그런 다음 표적을 확인한다. 때로는 공개 블록 탐색기에서 알려진 지갑을 추적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고용된 일당이 집 앞에 나타난다.
Chainalysis는 이런 일당을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에는 아마추어지만, 그 앞뒤는 프로"라고 요약했다. 사전 조사, 데이터 구매, 탈취한 코인의 현금화는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침입 자체만 조잡할 뿐이다.
비트코인 개발자 제임슨 롭(Jameson Lopp)은 10년도 더 거슬러 올라가는 코인 보유자 대상 물리적 공격 공개 기록을 관리하고 있다. 기록을 보면 공격은 꾸준히 늘었고, 2025년에는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많은 사례의 공통점은 단순하다. 공격자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대략 얼마를 가졌는지 알고 있었다.
진짜 해법: 유출된 데이터가 아무 데도 닿지 않게
개인은 세무서, 은행, 거래소가 해킹당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유출된 데이터가 무엇을 드러낼지는 누구나 통제할 수 있다. 목표는 간단하다. 유출된 기록이 비어 있거나, 닫혔거나, 실제 자산과 무관한 지갑으로만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세계 사이에 분명한 간격을 둬야 한다.
- 신원이 드러난 세계: 거래소 계정, 은행 카드, 그리고 KYC 거래소에서 출금을 한 번이라도 받은 모든 지갑. 이 모든 것이 언젠가 유출된다고 가정하자.
- 사적인 세계: 실제로 자산을 보관하거나 일상 결제에 쓰는 지갑. 이 지갑들 중 어느 것도 신원이 드러난 세계와 온체인으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 믹서가 그 간격을 만든다. 코인은 거래소와 연결된 주소를 떠나 일회용 믹싱 주소로 보내진다. 몇 시간 뒤, 직접 정한 일정에 따라 새로운 코인이 이전 지갑과 눈에 보이는 연결이 없는 새 지갑에 도착한다. 나중에 거래소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되더라도 추적은 믹서에서 끝난다. 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은 그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간격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유출된 기록이 드러내는 것
| 유출된 파일의 항목 | 지갑을 직접 연결한 경우 | 믹서로 간격을 만든 경우 |
|---|---|---|
| 이름과 집 주소 | 노출 | 노출 |
| 거래소 출금 주소 | 노출 | 노출 |
| 현재 보유 잔액 | 온체인 추적 가능 | 연결 안 됨 |
| 이후 결제와 구매 | 온체인 추적 가능 | 연결 안 됨 |
| 새로 만든 지갑 | 온체인 추적 가능 | 연결 안 됨 |
위의 두 줄은 유출 뒤에 바로잡을 수 없다. 아래 세 줄은 가능하다. 범죄자에게 당신이 노릴 만한 표적인지 알려주는 것이 바로 이 세 줄이다.
내 정보가 유출됐다면 해야 할 일
기업으로부터 정보가 노출됐다는 통지를 받았다면, 침착하되 신속하게 움직이자.
- 모든 연락을 의심하자. 유출 뒤에는 피싱이 따른다. 진짜 기업은 시드 문구, 개인 키, 원격 접속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
- 알려진 주소에서 자금을 옮기자. 유출된 계정과 연결된 지갑은 모두 공개된 것으로 봐야 한다. 그 잔액을 믹서를 거쳐 완전히 새로운 지갑으로 보내자.
- 노출된 지갑은 더 이상 쓰지 말자. 새 결제를 그 지갑으로 받지 말자. 그 지갑에서 새 지갑으로 직접 자금을 보내지도 말자.
- 공개된 흔적을 줄이자. 보유 자산을 짐작하게 하는 게시물을 지우자. 무엇을 가졌는지 드러내는 암호화폐 굿즈나 지갑 상자도 피하자.
- 하드웨어 지갑이나 암호화폐 관련 물품은 다른 배송지로 받자. 사서함 서비스나 직장 주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 자산을 나눠 두자. 손쉽게 꺼낼 수 있는 지갑에는 적은 금액만 두면, 위협을 받더라도 요구당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된다.
지갑 관리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비트코인 프라이버시 가이드를 읽어보자. 이더리움 이용자는 추가적인 연결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는 이더리움 프라이버시 가이드에서 설명한다.
자주 묻는 질문
KYC 정보 유출이란 무엇인가요?
금융 기업이 고객 확인을 위해 수집한 신원 기록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이름, 주소, 신분증, 셀카, 계정 잔액 등이 포함됩니다. 유출은 해킹, 속아 넘어간 직원, 뇌물을 받은 내부자, 부주의한 외부 협력업체를 통해 일어납니다.
고객 정보를 유출한 암호화폐 기업은 어디인가요?
잘 기록된 사례로는 2020년 Ledger, 2023년 Kroll의 파산 채권 청구 데이터, 2025년 Coinbase, 2026년 Waltio가 있습니다. Revolut 같은 은행도 유출 사고를 겪었습니다. 프랑스 국세청 같은 정부 데이터베이스도 침해됐습니다.
렌치 공격(wrench attack)이란 무엇인가요?
렌치 공격은 누군가에게 암호화폐를 넘기도록 강요하는 물리적 공격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암호화도 단순한 공구 하나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납치와 주거 침입이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거래소에 KYC 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나요?
보통은 바로 되지 않습니다. 규제 대상 기업은 고객 기록을 수년간, 흔히 계정 해지 후 최소 5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보호책은 그 데이터가 더 이상 현재 지갑을 가리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유출 이후 믹서는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믹서는 거래소와 연결된 주소와 새 지갑 사이의 온체인 연결을 끊습니다. 유출된 기록에는 여전히 이름과 이전 출금 주소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록은 더 이상 지금 코인이 있는 곳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하드웨어 지갑만으로 충분히 안전한가요?
하드웨어 지갑은 개인 키를 악성코드로부터 지켜줍니다. 하지만 잔액과 신원이 드러나는 정도는 전과 똑같습니다. Ledger 사례에서 보듯, 기기를 산 것만으로도 주소가 명단에 오를 수 있습니다.
출처
- French tax agent allegedly sold personal data of crypto users to criminals, Gizmodo
- French tax agency breach exposes about 678,000 taxpayers, Unchained
- Hackers extort French crypto firm Waltio, DL News
- Crypto wrench attacks: $30M stolen in 2026, Decrypt
- Ledger data leak exposed 270K crypto wallet buyers, Cointelegraph
- Revolut data hack: what you need to know, Which?
- Coinbase confirms insiders handed over data of 70K users, The Register
- Kroll SIM-swap attack: FTX, BlockFi and Genesis clients' info exposed, Help Net Security
- Ledger co-founder David Balland and wife kidnapped in France, DL News
- Physical Bitcoin attacks log, Jameson Lopp
- Know your customer, Wikipedia